甲 등이 아파트 건축 공급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로부터 위 사업에 따라 신축될 아파트 1세대를 공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한 후 조합원부담금 등을 지급하였는데, 이후 ‘乙 추진위원회가 사업부지의 용도지역을 변경하지 않고서는 7층 이하의 아파트만을 건축할 수 있는 사실 등을 묵비한 채, 13층 이상의 호실을 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마치 고층의 아파트 건축이 확정된 것처럼 甲 등을 기망하였다.’고 주장하며, 乙 추진위원회를 상대로 계약 취소 등을 구한 사안이다.
2. 판단
甲 등이 乙 추진위원회로부터 교부받은 안내자료 등에 기재된 내용과 그 구체 성에 비추어 보면, 위 사업에 따라 건축될 아파트의 규모와 층수, 그리고 이를 결정짓는 위 사업부지의 현황(용도지역)은 계약 체결에 있어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는 점,
통상적으로 고층의 호실을 배정받은 조합원은 그렇지 않은 조합원에 비하여 더 많은 조합원부담금을 납부하여야 하고 甲 등은 모두 13층 이상 고층의 호실을 배정받았으므로, 고층 아파트의 건축 가능성 및 아파트의 층수는 甲 등이 계약을 체결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사항으로 고려하였다고 보이는 점,
위 사업부지는 계약 체결 당시 ‘제2종 일반주거지역(7층 이하)’과 ‘제3종 일반주거지역’이 혼재된 지역에 해당하여 용도지역을 변경하지 않고서는 乙 추진위원회가 광고한 것처럼 714세대 규모의 최대 24층에 이르는 아파트를 건축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는데, 계약 체결 전에 乙 추진위원회가 위와 같은 사실을 甲 등에게 설명하였다거나, 甲 등이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점,
위 사업부지의 용도지역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지구단위계획 수립(변경)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지구단위계획 수립 과정에는 관할 행정청의 광범위한 재량이 개입되므로, 결국 위 사업부지의 용도지역이 상향되어 乙 추진위원회가 광고한 규모와 층수의 아파트가 건축될 수 있는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은 점,
甲 등이 계약 체결 당시 ‘위 사업부지의 용도지역이 제2종 일반주거지역이라는 사실’ 및 ‘위 사업부지의 용도지역을 변경하지 않고서는 8층 이상의 아파트를 건축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적어도 13층 이상의 호실이 배정될 것을 기대하면서 더 많은 조합원부담금을 지급하지는 않았을 것이므로, 乙 추진위원회는 甲 등에게 위 사실에 관해서 고지할 의무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한데도 이를 다하지 않았던 점,
乙 추진위원회가 안내자료 등에 사업의 규모를 명시한 다음 각 호실의 평형과 층수, 평형․층별 조합원 부담금액과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계약서에 기재된 평형 및 동․호수의 호실을 배정하면서 고층의 호실을 배정받은 조합원들에게 더 많은 조합원부담금을 납부하도록 한 점,
이로써 乙 추진위원회는 甲 등에게 24층에 이르는 아파트가 건축되어 각 호실을 공급받을 수 있으리라는 신뢰를 주었고, 이는 계약 체결에 있어 중요한 사항인 아파트의 규모와 층수에 관하여 구체적 사실을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로 고지한 경우에 해당하는 점에 비추어,
乙 추진위원회는 계약 체결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인 아파트의 건축 가능성 및 그 규모와 층수 등에 관하여 甲등을 기망하였으므로, 부당이득으로 甲 등이 지급한 조합원부담금 등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