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강암이 많은 거친 산길이지만 나무 데크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거닐 수 있다. 풍광 좋은 전망대와 쉼터 벤치, 오르락내리락 숲길이 이어져 산행이 따분하지 않고 걷는 재미가 있다. 과거 중장년들의 전유물이었던 등산은 이제 많은 MZ세대들도 즐기고 있어 산행 풍경이 다채로워졌다. 둘레길은 산기슭에 기대어 사는 동네와 맛집·카페, 작은 암자를 스치듯 지나가기도 해 쉬어가기 좋다.
10월 29일에 들른 북한산 숲속은 예년처럼 단풍으로 물든 울긋불긋한 풍경이 아니라서 좀 놀랐다. 계절의 시계는 10월 말, 가을 한가운데에 있지만 산은 아직 녹음을 벗지 않고 있다. 이맘때 짙은 노란빛과 환한 주황빛으로 물드는 많은 나무들이 연녹색 옷을 입고 있다. 그 원인은 우리나라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후변화. 지구온난화로 여름이 길어지고 가을과 겨울이 짧아지면서 한반도 어느 산이나 단풍이 물드는 시기가 차츰 늦어지고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