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수용 때 시설물도 가격보상 받았다면 철거 의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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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의 개발 사업으로 인해 토지를 수용당한 원소유자가 해당 토지에 지어진 시설물까지 토지보상법에 따라 가격보상을 받았다면 철거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5월 12일 두양주택과 두양엔지니어링(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혜안 공대호, 이인석, 신동훈, 곽정훈, 명광재, 최병천, 임재혁, 김현익, 박효영 변호사)이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낸 행정대집행비용 납부명령 무효확인소송(2021구합83635)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서울 노원구 내 토지를 매수해 자동차운전전문학원을 운영하던 두양은 동북선 경전철 차량기지 사업으로 인해 2019년 9월경 자진 폐업했다. 서울시가 이 토지를 포함한 지역에 동북선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을 시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두양은 1999년 이후 3년마다 개발행위허가를 연장하면서 해당 토지 위에 학원 운영과 관련된 가설건축물 및 가로등, 옹벽 등 시설을 설치했다.
개발허가에 따른 가설건축물의 존속기간은 2019년 9월 1월이었고, 이에 두광은 기간만료 전 가설건축물 존치기간 연장신고를 했으나 노원구청장은 연장신고 처리불가로 통보했다.
한편, 두양은 해당 토지와 가설건축물, 지장물에 관해 보상협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재결신청을 했고 서울특별시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2020년 11월 수용 및 사용개시일을 이듬해 1월 15일로 정해 해당 토지를 수용·사용하고, 손실보상금을 508억여 원으로 정하는 내용의 재결을 했다.
이에 대해 두양은 이의신청을 했고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2021년 7월 손실보상금을 514억여 원으로 증액하는 이의재결을 했다.
노원구청장은 해당 토지에 대한 수용재결이 이뤄지자 두양에게 가설건축물에 관해 수용개시일까지 자진철거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두 차례 발송했다.
서울시는 2021년 2월 두양에게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83조 및 행정대집행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해당 토지 지상에 설치된 가설건축물과 기타 지장물을 자진철거(이전)할 것과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대집행 할 예정임을 3번에 걸쳐 계고했으나 두양이 응하지 않자 행정대집행영장통지를 했다. 결국 서울시는 같은 해 7월 강제철거를 하고 두양에게 지장물 철거 공사와 건설폐기물 처리에 관한 행정대집행 비용 등 5081만 원을 납부하라고 통지했다.
이에 불복한 두양 측은 "토지보상법에 따라 이전비가 아닌 물건의 가격으로 손실보상을 받았기 때문에 철거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두양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철거 대상 지장물을 포함한 해당 토지 지상에 설치됐던 지장물에 대해 물건의 가격으로 보상하는 내용을 재결 및 이의재결이 이뤄진 사실이 인정된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두양에 대해 그 철거 등을 요구할 수는 없고 시행사가 직접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철거 대상 지장물에 대해 물건의 가격으로 보상하기로 하는 재결이 이뤄진 이상 두양은 더 이상 지장물에 대해 철거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바, 그 이후에 이뤄진 서울시의 철거명령 및 계고처분은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자에 대해 발해진 것으로 위법하다"며 "그 하자의 정도가 중대하고 명백해 무효"라고 판시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1심 판결에 볼복해 항소했다. 내달 18일 항소심 첫 재판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