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고는 서울 영등포구 (주소 1 생략)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 거주하고 있는데 이 사건 건물은 (주소 2 생략) 대 106.8㎡(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의 경계를 일부 침범해 있었다. 이 사건 토지는「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용도지역이 '준공업지역'으로 지정되어 있고, 그 지상에는 별도의 건물이 있다.
(2) 1972. 4. 12.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인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 중 이 사건 건물이 경계를 침범한 약 33㎡(10평, 이하 '대상토지'라 한다)를 대금 12만 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 그 무렵 소외인에게 매매대금 전액을 지급하였다.
(3) 2016. 7. 16. 소외인이 사망하자 원고는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소외인의 공동상속인들을 상대로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라 공유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민사소송법 제257조에 따라 무변론으로 원고 승소판결이 선고되어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민사판결'이라 한다).
(4) 관련 민사판결에 따라 원고는 2017. 6. 27. 이 사건 토지 중 3,630/11,748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5) 피고는 2018. 5. 9. 원고에 대하여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대상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아니함으로써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 제10조 제1항에 따른 장기미등기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과징금 8,250,000원을 부과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2.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가 장기간 이 사건 토지 중 대상토지를 분할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하지 못한 데에 부동산실명법 제10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3. 판단
가. (1) 부동산실명법 제10조 제1항 단서에서 장기미등기자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할 수 없는 사유의 하나로 정한 '등기를 신청하지 못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란 장기미등기자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법령상 또는 사실상의 장애로 인하여 그에게 등기신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02. 5. 17. 선고 2000두6558 판결 등 참조).
1995. 7. 1. 부동산실명법 시행일 당시의 구 건축법(1999. 2. 8. 법률 제58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는 건축물이 있는 대지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시ㆍ군ㆍ구의 조례로 정하는 면적 기준에 미달되게 분할할 수 없다고 규정하였다. 그 위임에 따라 구 건축법 시행령(1995. 12. 30. 대통령령 제148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0조 제1항 제10호는 준공업지역의 대지면적의 최소한도는 150㎡ 이상의 범위 안에서 건축조례가 정하는 규모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였고, 구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건축조례(1996. 12. 6.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조례 제350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 제1항 제10호는 준공업지역의 대지면적의 최소한도는 200㎡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그리고 이와 같은 건축물 있는 대지에 관한 대지면적 최소한도 미만으로의 분할 제한은 현행 건축법 제57조 제1항, 건축법 시행령 제80조 제3호 및 서울특별시 건축조례 제29조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다.
(2) 1필의 토지 중 일부를 특정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는 해당 토지 중 매매대상이 된 특정 부분을 분할한 다음 분할된 특정 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와 달리 1필의 토지 중 특정 부분에 대한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를 표상하기 위한 공유등기를 마치기 위해서는 당사자들 사이에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를 설정하기 위한 공유등기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나. 앞서 본 사실관계를 관련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부동산실명법이 시행된 1995. 7. 1.부터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원고 명의의 지분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2017. 6. 27.까지 대상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하지 못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건축물이 있는 대지로서 용도지역이 준공업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이 사건 토지는, 원고가 처음으로 부동산실명법 제10조 제1항의 적용을 받게 된 1995. 7. 1.부터 원고가 이 사건 토지 중 일부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2017. 6. 27.까지 계속해서 건축법령에 의하여 200㎡ 미만으로 분할할 수 없는 제한이 있어 왔다.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라 대상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사건 토지 중 대상토지 부분을 분할하여야 한다. 그런데 위와 같이 건축법령에 의하여 이 사건 토지 중 약 33㎡에 해당하는 대상토지의 분할이 제한되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대상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6다212524 판결 참조), 원고에게 대상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법령상 장애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2)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이 이 사건 토지의 경계를 일부 침범하여 부득이 이 사건 토지 중 경계침범 부분을 특정하여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위로 원고가 분할이 제한되는 토지를 매수하였다면 그러한 이유만으로 건축법령에 따른 법령상 장애 자체를 원고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3) 다만 원고와 소외인이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를 분필을 전제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가 아니라, 구분소유적 공유관계 설정을 위한 공유등기를 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한다면, 원고는 공유등기방식으로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원고에게 등기를 신청하지 못할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 수 없을 것이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러한 점을 구체적으로 따져보지 아니한 채 원고가 대상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하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부동산실명법상 '등기를 신청하지 못할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