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5대 궁궐, 대온실, 세종과 태종, 임진왜란, 사도세자와 정조, 그리고 창경원이라는 힌트를 나열하면 떠오르는 궁궐이 있다. 1418년 태종에 이어 왕위에 오른 세종이 생존한 상왕인 태종을 모시기 위해 지은 궁으로 알려진 '창경궁'이다.
창경궁은 다른 조선의 궁궐에 비해서 그 탄생과 비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전해지는 곳이다. 임진왜란으로 인해 경복궁과 함께 궁이 불에 타버렸고, 인조 2년에 발생한 '이괄의 난'에서는 또 한번 소실되는 아픔을 겪은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러 차례 복원을 거치며 조선을 대표하는 궁으로 자리잡아 왔다.
창경궁은 1907년 순종이 즉위하면서부터 더 큰 아픔을 겪게 된다. 일제에 의해 덕수궁에서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긴 순종을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창경궁을 심하게 훼손하고 그 곳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지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1980년대에 이르러 기존의 놀이공원 시설은 모두 철거되었고 창경원은 다시 본래의 '창경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기성세대들은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아 창경궁이 탄생한 때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말로 많은 일이 일어났음을 짐작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