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집값, 13년7개월 만에 최대폭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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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상가 공인중개소 앞에 급매물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지난달 전국 집값이 1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잇단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 속에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방에서 모두 하락폭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전국 주택 매매심리는 최근 11년 사이 가장 크게 위축되면서 주택시장도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전국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주택 포함)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29% 하락, 2009년 1월(-0.55%)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택 유형별로는 전국 아파트값이 0.51% 내려 전월(-0.20%) 대비 낙폭이 2배 이상 커졌다. 이 역시 13년 7개월 만에 최대폭 하락한 것이다. 최근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역대급 거래절벽이 나타나고, 그에 따른 집값 하락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서울(-0.09→-0.24%)은 25개 자치구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하락폭이 더 커졌다. 특히 노원구(-0.84%), 도봉구(-0.59%), 중구(-0.40%) 등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개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탔던 용산구(-0.01%)가 하락 전환하고, 강남3구로 묶이는 서초구(-0.05%), 강남구(-0.14%), 송파구(-0.36%)도 약세를 기록했다.
경기(-0.16→-0.45%)와 인천(-0.26→-0.64%)도 낙폭을 키우면서 수도권 전체가 0.40% 떨어졌고, 지방(-0.01→-0.18%)도 내림폭을 확대했다.
부동산원은 “금리 인상에 따른 집값 추가 하락 우려 속에 거래심리 위축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서울은 전 지역이 약세를 보였고 경기는 매물적체 현상, 인천은 신규 입주물량 등의 영향으로 하락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8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 [한국부동산원 제공] |
전셋값이 내림세를 이어갔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와 월세 선호 현상으로 신규 전세수요가 감소하면서 매물만 쌓이고 있다는 게 부동산원의 분석이다.
전국 주택종합 전셋값은 지난달 0.28% 내려 전월(-0.08%)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울(-0.07→-0.16%), 경기(-0.12→-0.46%), 인천(-0.34→-0.76%), 지방(-0.04→-0.17%) 등이 동시에 낙폭을 확대했다.
매맷값·전셋값 하락 속에서도 월셋값만 나홀로 상승을 이어갔다. 전국 주택종합 월세는 지난달 0.15% 올랐다. 전달(0.16%)보다는 상승폭이 다소 줄었으나, 2년 8개월 연속 오름세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서울(0.07→0.09%), 인천(0.16→0.18%) 등 일부 지역에선 오름폭이 더 커졌다.
전국 주택 매매심리는 최근 11년 사이 가장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이날 발표한 ‘2022년 8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89.9로, 전달의 95.2보다 5.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4개월 연속 하락이자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주택매매심리는 3개월 연속 ‘보합’ 국면을 유지하다가 지난달 ‘하락’으로 전환된 것으로 조사됐다. 하락 국면 전환은 2019년 4월(91.9) 이후 3년4개월 만이다. 국토연구원은 소비심리지수를 토대로 부동산시장 상황을 ▷상승(115 이상) ▷보합(95~115 미만) ▷하강(95 미만) 등 3개 국면으로 구분한다. 서울(87.5)과 경기(88.0), 수도권(87.6)의 지난달 지수는 모두 조사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