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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AR로 집구경, 가구·가전 미리 배치해보고 산다

작성자관리자

  • 등록일 22-08-26
  • 조회70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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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AR로 집구경, 가구·가전 미리 배치해보고 산다

갈수록 진화하는 비대면 테크
 

최근 냉장고를 새로 산 직장인 김모(33)씨는 가전 매장에서 실물을 보지 않고 온라인으로 바로 구매했다. 코로나 감염 우려 때문에 매장 가기가 꺼려졌기 때문이다. 대신 삼성전자가 '삼성닷컴' 앱에서 제공하는 AR(증강현실)을 활용해 가상(假像)으로 주방에 냉장고를 배치해봤다. 가상으로 냉장고 문을 열어보는 등 주변 가구에 방해되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씨는 "줄자로 재보지 않고도 냉장고 크기가 우리 집 주방에 들어맞는지, 인테리어 조화까지 확인할 수 있어 편리했다"고 했다.

가전·가구·부동산 등 여러 산업 전반에서 VR(가상현실)·AR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VR·AR은 게임·동영상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주로 활용됐지만 코로나를 계기로 시장이 넓어지고, 고객 호응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 속에서도 AR 가상 배치와 같은 비대면 서비스 덕에 상반기 글로벌 온라인 매출 비율이 22%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포인트 늘었다"고 했다.

VR·AR 붙으니 잘 팔리네

최근 부동산 '전세 대란(大亂)'도 VR 서비스의 인기를 높이고 있다. 집주인과 약속 시간이 맞지 않아 집에 못 가보거나 매물을 직접 보지 않고 계약금부터 보내야 하는 '선착순 경쟁' 상황에서, 실제 집 내부를 걸어다니듯 구석구석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VR 서비스는 기존 '2D 평면' 사진 몇 장이 전부였던 부동산 매물 정보를 '3D 입체' 형태로 바꿔놨다.

부동산 중개앱 직방이 제공하는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의 VR(가상 현실) 홈투어 서비스의 한 장면이다.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현관부터 집 곳곳을 둘러보며 매물 내부를 보여준다.
부동산 중개앱 직방이 제공하는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의 VR(가상 현실) 홈투어 서비스의 한 장면이다.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현관부터 집 곳곳을 둘러보며 매물 내부를 보여준다.

부동산 중개 앱 직방은 올 상반기 'VR 홈투어' 서비스가 적용된 매물의 조회 수가 작년 같은 기간의 5.1배로 늘었고, 문의도 9.7배였다고 밝혔다. 조회 수는 VR이 없는 매물의 7.3배, 문의는 3.8배다. VR 영상이 붙으면 매매나 전세 계약 체결 확률도 그만큼 높아졌다. 직방은 "2017년 서비스를 처음 내놓을 때만 해도 '집은 직접 봐야 한다'는 인식이 많았는데 코로나와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계기로 수요가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삼성닷컴 앱은 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공간에 가전제품이나 가구를 배치하면 어떤 모습일지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준다. 가구의 가로, 세로, 높이 치수를 측정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삼성전자 삼성닷컴 앱은 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공간에 가전제품이나 가구를 배치하면 어떤 모습일지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준다. 가구의 가로, 세로, 높이 치수를 측정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가구 업계도 적극적이다. 한샘은 VR을 통해 '리모델링 된 집'을 뚜벅뚜벅 걸어 다니며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한샘닷컴에 접속하는 방식이다. 3D 입체로 구현된 가상의 집에서 현관·거실·침실·주방을 오가며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제품의 가격·소재·크기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한샘은 지난 15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에 '언택트 셀프 상담 시스템'을 접목한 비대면 인테리어 매장을 열었다. 여기에선 3D 입체와 VR 기술을 접목한 무인(無人) 키오스크를 통해 스스로 인테리어를 설계해볼 수 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가구 배치를 원하는 장소에 카메라를 갖다대면 주위 공간을 파악해 알아서 제품을 배치해주는 식이다. 가구 업체 이케아의 '이케아 플레이스', 이베이코리아의 '잇구(it9)' 앱 등도 AR 기술을 활용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커지는 VR·AR 시장

직방 VR홈투어 이용 증가 현황 그래프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글로벌 VR·AR 시장이 2025년에는 현재의 6배 이상인 2800억달러(약 333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을 비롯한 글로벌 IT 기업들이 보다 가볍고, 소비자 친화적인 제품을 내놓으면서 대중화를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도 AR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LG유플러스가 중국 스타트업 엔리얼과 손잡고 5G(5세대 이동통신)가 가능한 'AR글라스'를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 한 VR업체의 사업팀장은 "VR·AR이 생활 전반에 확산하는 만큼 VR 기술 적용 대상 분야를 확대하고, AR에 정밀한 지도를 반영하는 데 대한 엄격한 규제를 완화해주는 등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를 없애야 국내시장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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